제대로 알아듣는 AI 모델을 만듭니다. AI 엔지니어 윤연호.
칭찬과, 격려,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연호님을 소개합니다.
에디터스 코멘트
아이가 태어난 지 꼬박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합니다. 1년 동안 무탈하게 잘 자라준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함입니다. 돌잡이도 하지요. 아이는 여러 가지 물건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잡고, 이를 통해 아이의 장래를 점쳐봅니다.
문득, 회사에도 돌잔치가 있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습니다.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1년 동안 수고해 주신 데 감사를 표하고, 구성원들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점쳐 보기 위함이지요.
그래서 입사 1주년을 맞은 포자랩스 구성원들과 잠시 시간을 내어 수다를 떨어 보았습니다. 이들은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그리고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을까요?
Q1. 어떤 일 하는 누구인가요?
AI 엔지니어 윤연호입니다. 인공지능 팀에서 노트 생성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요. 노트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미디(MIDI)인데요. 더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어 내도록 인공지능 모델을 가르치고 혼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
Q2. 1년 전 입사 포부 기억하세요?
저는 원래 AI 엔지니어가 아니었어요. 직전에 포스코에서 10년 넘게 물류 최적화 일을 했거든요. 직무를 바꾼 것 자체가 도전이었죠. 그래서 포부라면, 일단 살아 남자. 그런 마음이었어요. 그리고 어떻게든 동료에게 도움 되는 존재가 되고 싶었고요.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해요.
Q3. 그동안 무슨 일 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듣기 좋은 미디(음악)를 생성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모델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이해가 어려우니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BPM 80, 재즈 장르 음악 만들어줘”와 “재즈 장르, BPM 80 음악을 만들어줘”라는 주문은 같은 뜻이잖아요. 우리 인간은 순서가 바뀐 두 문장을 동일한 의미(맥락)로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공지능은 주문하는 키워드 순서가 달라지면 엉뚱한 결과를 생성해 냅니다. 즉, 인공지능 생성 모델이 동일한 키워드로 구성된 주문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찾아야 했죠. 레벨이 비슷한 키워드를 무작위로 섞어서 학습 데이터를 구성해,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켰어요. 이것은 인공지능 모델이 키워드의 순서에 의지하지 않고, 각 키워드의 의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고요. 저는 이런 일을 하고 있어요. 틈틈히 논문 연구와 세미나도 하고 있고요.
Q4. 인공지능 연구원이 경험한 음악 ‘도메인’ 어때요?
평소에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어요. 음악을 워낙 좋아해서 인공지능으로 음악을 어떻게 만드나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포자랩스에 지원했고요. 와서 보니 음악을 듣는 것과 만드는 것은 아주 다른 이야기였어요. 인공지능이 작곡을 하려면 구조화된 작곡 데이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한데, 아직 사람이 굉장히 많이 개입해야 해요. 때문에 연구원들이 할 일이 많아요. 음악 좋아하는 인공지능 연구원에게 한국 기업 중 포자랩스만한 곳이 있을까 싶어요. 저는 운이 좋았죠.
Q5. 지난 1년 동안 회사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직원, 팀, 비즈니스 모델 모두 늘었어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없던 문제들도 슬슬 생겨날 거예요. 그럼, 해결책도 신속하게 찾아야 할테구요. 이를테면, 중간관리자의 필요성이 대두될 수도 있고요. 파편화된 목표를 정렬시켜야할 테고요. 익명성이 커진 만큼, 동기부여책도 마련해야겠죠. 회사도, 임직원들도 고민이 많아질 겁니다. 너무 걱정만 늘어놓았네요, 하하. 아무튼 회사 외형이 성장한 것만큼은 분명해요. 이제 내실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죠.
Q6. 반대로 변하지 않은 건요?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는 회사 문화는 변하지 않았어요. 쓰잘데기 없는 일이 생기지도 않았고요. 불필요한 회식이나, 보고를 위한 보고, 뭐 그런 것들 말이에요. 똑똑하고, 일 잘하는, 좋은 동료가 많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았네요.
Q7. 회사에게 바람이 있다면요?
회사가 많이 커졌으면 좋겠어요. 포자랩스는 구성원 평균 연령이 굉장히 젊은 조직인데, 어린 나이에 자기 일이 조직의 성장에 분명하게 기여하고 있음을 꼭 경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Q8. 회사에서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요?
루바토 창가 자리를 좋아해요. 볕이 가장 잘 드는 곳이거든요. 루바토 소파 자리도 좋아해요. 회사에서 서로 인사하고 지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사람들과 오가며 인사 나누고,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는데 루바토 소파 자리만한 곳이 없어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곳이에요.
Q9. 연호님의 미래를 점쳐볼까요? 돌잡이로 어떤 물건 잡고 싶으세요?
악기요. 피아노? 그래도 음악 회사 왔는데, 악기 하나 정도는 연주할 수 있는 사람 되면 좋잖아요. 프로 연주자 정도는 못 해도, 인공지능 생성 음악을 제가 편곡하면 멋질 것 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