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서비스를 만듭니다. 백엔드 엔지니어 이창민

유용한 서비스를 만듭니다. 백엔드 엔지니어 이창민
에디터스 코멘트

아이가 태어난 지 꼬박 1년이 되면 돌잔치를 합니다. 1년 동안 무탈하게 잘 자라준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함입니다. 돌잡이도 하지요. 아이는 여러 가지 물건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잡고, 이를 통해 아이의 장래를 점쳐봅니다.

문득, 회사에도 돌잔치가 있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습니다.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1년 동안 수고해 주신 데 감사를 표하고, 구성원들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점쳐 보기 위함이지요.

그래서 입사 1주년을 맞은 포자랩스 구성원들과 잠시 시간을 내어 수다를 떨어 보았습니다. 이들은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그리고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을까요?


Q1. 어떤 일 하는 누구인가요?

안녕하세요, 백엔드 엔지니어 이창민입니다. AI 음악 창작 서비스 라이브(LAIVE)의 음원 생성 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어요. AI 음원 생성을 하려면 여러 정보를 끌어와 써야 하는데, 이 정보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중간에서 교통 정리하는 일이라고 풀어 설명할 수 있겠네요.

Q2. 1년 전 입사 포부 기억하세요?

기억하죠. 쓸모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었어요. 제가 말하는 ‘쓸모 있음’은 사용자들이 느낄 유익함이나 편리함, 재미, 그런 가치를 뜻해요. 가치의 크고 작음을 떠나, 정말 ‘유용한’ 서비스요.

올해 1월에 공개할 AI 음악 창작 서비스 'LAIVE' 모바일을 개발 중이에요

Q3. 그동안 무슨 일 하셨어요?

지난 몇 달 동안 라이브(LAIVE) 음원 생성 시스템 개발에 전념하고 있었어요. 쓸모 있는 서비스 개발. 이게 제 입사 포부였는데, 라이브(LAIVE)가 많은 쓸모를 제공할 서비스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작곡 지식이 없어도 AI 기술로 손쉽게 음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서비스니까요.

최근에는 색다른 일도 해봤는데요.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NUGU)’에 탑재되는 수면음악 재생 서비스 ‘잠이솔솔’을 개발했어요. 저희가 인공지능 수면음악을 만들어 앨범을 발매한 적 있거든요. 지난 2월에요. 마침 SK텔레콤에서 AI 스피커에 수면음악을 넣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타사 고객을 위한 서비스 개발을 한 셈인데요. 타사, 자사를 떠나, 저희 음악을 여러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게 뜻깊었죠.

NUGU 에게 "수면음악 틀어줘"라고 말씀해 보세요

Q4. 많이 발전하셨어요?

네. 개발 능력이 늘었죠. 1년 동안 배우고, 깨친 것을 압축해 설명하면 ‘이타적인 마음가짐’일 거예요. 나의 코드를 동료들이 쉽게 읽고, 이해시키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요. 기획자, 디자이너, 작곡가들과 차질 없이 소통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 꽤나 했고요. 1년 전보다 협업이 용이한 이타적인 개발자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발자들 사이에서 ‘도메인 지식’이라고 있어요. 토스의 도메인은 ‘금융’이고, 당근마켓은 ‘온라인 상거래’, 포자랩스는 ‘음악’, 이런 거예요. 도메인 지식이 높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작곡 공부도 부단히 했어요. 회사에 비작곡가들을 위한 작곡 세미나가 있어 큰 도움을 받았고요.

도메인 지식 향상을 위해 작곡, 개발 등 여러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어요

Q5. 개발자가 경험한 음악 ‘도메인’ 어때요?

신기해요. 개발자의 일이란 게 이성과 논리로 점철된 일이잖아요. 저는 작곡을 할 줄 모르는데, 제 작업의 결과물이 이성과 논리만 가지고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음악이 나오는 거죠. 묘해요. 생성된 음악을 들어보면 정말 그럴싸하거든요. 듣고 있으면 ‘이럴 수 있나…’ 싶어요. 좋은 의미로요. 근데 이게 왜 듣기 좋은지 설명하고 싶은데, 논리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어요. 이건 정말 포자랩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거예요.

Q6. 고민도 많았을 텐데요.

고민 많았죠. 개발자들은 ‘임포스터 증후군’을 많이 겪어요. ‘내가 여기 있는 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다. 나는 동료들에 비해 능력이 부족하다.’ 같은 극심한 자기검열을 뜻해요. 개발자의 일이 워낙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깊이도 갖춰야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 역시 ‘동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불안도 있었고요.

근데 방법이 없어요. 계속 공부하는 수밖에요. 개발자의 책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임포스터 증후군’을 겪어 왔다는 건 어쩌면, 포자랩스에 뛰어난 개발자가 많다는 방증 아닐까요?

Q7. 1년간 겪은 회사 어땠나요.

포자랩스는 쩨쩨하게 굴지 않아요. 그게 좋았어요. 개발 인력이 필요하면 채용하고요. 기기가 필요하면 구매하고요. 교육이 필요하면 수강하고요. 회사와 개인이 자라나는 데 양분을 아끼지 않아요. 물론, 무지성으로 “채용해. 구매해. 수강해”라고 하지는 않고요. 필요성, 당위성을 입증하면 자원 투입을 망설이지 않는달까요. 통 큰 복지도 좋았구요.

부서 간 소통이 잘 된다. 요것도 있네요. 모든 정보가 노션에 저장되어 있고, 슬랙에 이 정보가 자유롭게 흐르니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적어요. ‘이 정보 어디 있더라?’ 싶으면 노션에 무조건 있어요. 정보 찾아 삼만리 할 필요 없는 거죠. 작곡, 서비스 기획 관련 모르는 게 있으면 타 부서 동료들이 답을 찾을 때까지 같이 고민해 주고요. 그러니까 시스템도 잘 갖춰 놓은 데다가 구성원들의 이타적인 마음가짐도 ‘부서 간 원활한 소통’에 한몫 단단히 하는 거죠.

불필요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만 오롯이 생각했어요. 1년 동안 ‘전념’한 거죠.

Q8. 지난 1년 동안 회사에는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인원이 늘었어요. 그것도 엄청나게요. 세보니 제가 입사한 이후 38명이나 새로 오셨더라고요. 퇴사하신 분도 거의 없었구요.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거겠죠?

근사한 스튜디오도 4개나 생겼어요

Q9.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요?

빌런(악당)이 없어요. 인원이 늘면 한 명쯤 빌런이 나타나잖아요. 근데 여기는 빌런이 없어요. 반대로 말해 사람이 좋다는 점. 그게 정말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요.

개발팀 리더 선웅 님의 역할도 한결같이 굉장해요. 개발자다운 리더쉽. 선웅님을 정교하게 설명한 수식어랄까요. 모든 질문에 답을 알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말과 행동에는 이유가, 논리가, 체계가 있어요. 리더를 향한 팀원들의 신뢰가 빌런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디에나 악당이 있기 마련인데, 포자랩스에는 악당이 없다는 게 신기해요"

Q10. 회사에서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요?

*루바토 창가 자리요. 창밖으로 뻥 뚫린 뷰가 좋거든요. 볕도 잘 들고요. 개발하다가 해골이 복잡할 때가 있어요. 그럼 여기 와서 잠시 멍때려요. 그러면 이내 막힌 생각이 뻥 뚫려요. 아이디어도 떠오르고요.

*루바토(RUBATO): 포자랩스 탕비실.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내려 마시는 휴식 공간입니다. 삼삼오오 모여 가끔 게임도 하고요. 언뜻 보면 무용한 듯 하지만, 실제로는 꽤나 유용한 대화들이 오가는 곳이 루바토입니다.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포자랩스 구성원들의 참새 방앗간, 루바토에요

Q11. 창민님의 미래를 점쳐볼까요? 돌잡이로 어떤 물건 잡고 싶어요?

돌잡이로 이게 될까요? 국밥이요. 든든한 동료가 되고 싶거든요. 국밥처럼 혼자서도 많은 몫을 해낼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거든요. 퍼포먼스도 좋고요. 그러려면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익혀야 할 것이고요.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요. 해왔던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