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뮤지엄] 전통이 공간을 만났을 때, 소리로 다시 쓰인 이야기

— K 컬처 뮤지엄 미디어아트 전시 사례

소리로 다시 쓰는 고전, 공간에 울리는 서사

공간은 장면으로 이어지고, 소리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인천공항 K-컬처 뮤지엄에서 선보이는
4개 관의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을 따라 펼쳐지는 경험은
사운드를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판소리 <심청전>이 등장하며
전시는 하나의 서사가 됩니다.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_광화원<소통의 빛-자연속에 존재하다>

Project Type

미디어아트 전시 전체 관을 아우르는 사운드 디자인

Our Role

전시공간별 BGM과 인터랙션 사운드 설계 · 제작 및 판소리 ‘심청전’ 보컬 음원 제작

Key Focus

공간마다 다른 전시 주제와 감정선을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구현하고 하나로 연결하는 것


프로젝트 배경

이 전시는 전래동화와 한국적 세계관을 체험하는 네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관마다 이야기와 경험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우리는 전시를 하나의 음악 스타일로 통일하기보다는
각 공간의 의미를 또렷하게 전달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공간별 사운드 설계

1관 — 전통과 현대의 공존 | Minimal

첫 번째 공간인 1관에서는 다양한 전래동화를
현대적 도시 배경 속에서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운드는 국악 중심의 접근보다는
'바쁜 도시 속 힐링' 테마에 맞춰,
피아노와 첼레스타 기반의 미니멀한 음악으로
관람객이 휴식과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풍부한 잔향으로 몽환적인 영상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구성했습니다.

1관 이미지
1관 연출 이미지 (예시)

2관 — 자연과 시간의 흐름 | Skylogue

밤·낮·노을 등 시간의 변화를 체험하도록 설계된
두 번째 공간.

이곳의 사운드는 특정 장면을 강조하기보다
공간의 분위기와 시간 흐름을
느끼게 하는 역할
을 합니다.

따라서 배경이 되는 물과 하늘의 질감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앰비언트 사운드를 설계했습니다.

2관 이미지
2관 연출 이미지 (예시)

3관 — 끝없는 패턴 | Flower Fractal

3관에서는
천지인의 원방각 패턴을 바탕으로 생성된
프랙탈 이미지를 통해 한국적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천지인 : 동양 철학에서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인 하늘(天), 땅(地), 사람(人)을 뜻함

원방각 : 하늘(○, 원), 땅(□, 방), 사람(△, 각) - 천지인의 삼재를 상징하는 문양

프랙탈 : 확대하거나 축소해도 동일한 패턴이 무한히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
3관 연출 이미지 (예시)

프랙탈 이미지는 일정한 형태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확장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시각 경험은
현실과 추상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신비로운 감각을 만들어냅니다.

이 무한한 패턴의 감각을 청각적으로도 전달하기 위해
사운드는 또렷한 멜로디를 그려내기보다는
공간을 부드럽게 채우는 몽환적인 앰비언트 음악(Ambient, 분위기 중심의 음악)으로 구성했습니다.

부유하듯 이어지는 신시사이저와 잔잔한 피아노 소리는
이미지와 어우러지며 몰입감을 자연스럽게 더합니다.

4관 — 판소리, 한글로 부르다 | Interactive

네 번째 공간에서는 판소리 ‘심청전’을 타이포그래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앞선 공간들이 이야기와 환경, 개념을 체험하는 과정이었다면,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소리꾼의 목소리와 가사를 따라 이야기까지 직접 듣고 경험하게 됩니다.

4관의 사운드는 관람객의 위치와 움직임을 기반으로
장단과 악기 요소가 활성화되고
레이어처럼 쌓이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따라서 관람객은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존재를 넘어,
장면의 흐름에 호응을 더하는 청중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판소리의 구성 요소인
소리꾼·고수·청중의 관계가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만듭니다.

그 결과 전시는 정해진 음원을 ‘재생’하는 형태를 넘어
관람객의 참여로 매 순간 새롭게 완성되는 경험으로 확장됩니다.

4관 이미지
4관 연출 이미지 (예시)
아래에서는 4관 사운드 설계 과정과 제작 포인트를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심청전 타이포그래피 미디어아트 연출 이미지
심청전 타이포그래피 미디어아트 연출 이미지 (예시)

누구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할 것인가

이처럼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한 공간이었기에,
‘누가 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 역시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시각 대신 소리로 세계를 느끼고 표현하는
‘소리로 세상을 보는’ 시각장애 판소리꾼 최예나
함께 완성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장면의 감정과 흐름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야기를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서사를 더욱 깊이 체감하도록 만듭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서사의 중심이 되는 만큼,
음악은 소리꾼의 호흡과 감정선에 맞춰
구조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젊은 소리꾼’의 목소리가 지닌 에너지는
전통 서사를 현재의 감각으로 이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그 흐름 속에서 음악은 전통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한 퓨전 국악의 형태로 완성되었습니다.

판소리꾼 이미지

4분간의 응축된 이야기: 기승전결의 소리 설계

곡은 약 4분 길이로 구성되며
심청전의 흐름에 따라 기승전결이 또렷하게 느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심청이를 찾는 심봉사

— 효심을 지키고 물에 빠지는 심청

— 기적적으로 살아난 심청

— 심봉사와 재회하고 눈을 뜨는 환희의 순간

각 구간은 장면의 감정 흐름에 맞춰
음악의 밀도와 에너지가 단계적으로 변화하도록 구성했습니다.

특히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음악의 흐름을 잠시 비워
장면 전환과 감정의 깊이를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짧은 정적은 관람객이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는 중요한 지점이 됩니다.


공간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언어

수많은 여정이 시작되고 끝나는 인천공항에서,
K-컬처 뮤지엄의 사운드는 관람객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국의 정서를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이번 전시는 현대적인 도시의 힐링부터 심청의 절절한 효심까지,
전통과 현재의 감각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되었으며,
사운드는 시각적 화려함 너머의 감정을 건드리며 전시에 입체감을 더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4관에서는 소리꾼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한 서사 위에
관람객의 움직임과 반응을 반영하는 참여형 사운드 설계를 결합해,
기술과 예술, 그리고 인간의 감정이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구현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사운드가 공간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며,
앞으로도 우리는 기술과 감성을 조화롭게 결합해
공간 속에서 이야기가 살아나는 사운드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